어깨춤이 절로 나는 즐거운 국악

    7월 5일 문화체험활동의 일환으로 국악관악 연주단이 학교로 찾아오는 연주회가 있었다. 별 홍보 없이 진행된 일이었기에 교사로서도 별다른 정보를 알 수 없었고 그저 국악단이 학교로 와서 연주를 해 준다고 하시니 ‘아이들이 국악기를 직접 볼 기회가 있어 좋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기말고사도 끝난 학기말이라 ‘요즘 아이들 태도가 워낙 안 좋은데 조용히 관람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뿐이었다.
    공연에 앞서 국악기를 설명하며 악기마다 동요 연주를 해주셨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동요를 따라 부르지 못했다. 그런데 가야금 연주자가 유명한 대중가요를 연주하자 모두 신이 나서 따라 불렀다. 클래식 음악이나 국악은 지루한 것쯤으로 치부해 버리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가요를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부르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또한 이 때문에 이번 공연 역시 아이들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쯤으로 여기고 소란을 피울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막상 연주가 시작되자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자연스레 어깨춤을 추고 손뼉을 치며 함께했다. 판소리 공연을 할 때는 공연 전 배운 추임새를 넣으며 신나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짧은 시간에 국악에 익숙해지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우리 조상들이 즐기던 우리 음악이기에 자연스레 우리 영혼을 울리게 한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실감이 났다.
    뿐만 아니라 교과서에서만 보던 국악기를 실제로 보니 신기했는지 단장님의 설명도 열심히 듣는 눈치였다. 일기에도 악기 이름과 특징을 줄줄이 써놓았다. 음악 시간에 그렇게 설명을 하고,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여주고, 시험에 나온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잘 기억하지 못하던 녀석들이 말이다. 덧붙여 공연을 보고 난 후 소감에도 ‘고구려의 혼’이라는 곡에서 말발굽 소리가 너무나도 실감나서 재미있었다, 씩씩한 고구려인의 기상이 절로 느껴졌다, 판소리가 마치 랩같이 들렸다, 등 아이들이 제각각 자기만의 방법으로 우리 국악을 즐기고 이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악을 하면서 왜 ‘신디사이저’와 ‘드럼’ 등의 외국악기를 사용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스스로 찾아내는 아이도 있었다.
    공연 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여러 공연을 관람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국악을 ‘재미없는 것’으로 여기는 까닭은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잘 몰라서’였을지도 모른다. 이번 국악 공연을 통해서 국악기를 직접 보고,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악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국악뿐만 아니라 여러 공연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건강한 몸과 높은 학력수준 뿐만 아니라 예술을 즐길 줄 아는 풍부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야 말로 진정으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갖게 해주신 교장선생님 이하 준비하신 여러 선생님, 공연을 와주신 국악 단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